소아·육아 복약
열성경련을 막으려고 미리 해열제를 먹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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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경련을 막으려고 해열제를 미리 먹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나
아이가 열성경련(열이 오를 때 생기는 경련)을 한 번 겪고 나면, 보호자는 다음에 열이 날 때 훨씬 더 불안합니다.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 경련이 일어날까 봐 해열제를 미리 먹이게 됩니다.
보호자에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열 때문에 경련이 났으니, 열을 미리 낮춰 두면 경련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왜 권하지 않나
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소아과학회는 2016년 발열 관리 지침 개정판에서 이 문제를 직접 다뤘습니다. 열성경련을 막을 목적으로 해열제(열을 내리는 약)를 미리 먹이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4] 같은 지침은 예방접종 뒤에 열이 나거나 주사를 맞은 자리가 붓는 것을 줄일 목적으로 해열제를 미리 쓰는 것도 권하지 않았습니다.[4]
독일 소아 발열 외래관리 지침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열제는 열성경련을 막지 못하며, 이 목적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6] 같은 지침은 해열제가 열성경련이 이어지는 시간을 줄이지도 못한다고 밝혔습니다.[6]
미국소아과학회가 2011년에 낸 보고서의 요약문은 열성경련 예방을 다루지 않습니다. 다만 열이 나는 아이를 치료하는 1차 목표는 밝히고 있습니다.[5] 그 목표는 체온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편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5]
연구는 무엇을 보여 주나
여러 연구를 모아 분석한 결과가 셋 있습니다. 세 분석 모두 해열제가 다음번에 열이 날 때 경련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는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 분석 | 무엇을 보았나 | 결과 |
|---|---|---|
| Rosenbloom 2013 | 생후 6~72개월 아이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연구(참가자를 무작위로 나눠 비교하는 연구) 3건, 아이 540명 | 재발률은 해열제 군 22.7%, 위약(효과 성분이 없는 가짜 약) 군 24.4%로,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1] |
| Hashimoto 2021 | 연구 8건을 모아 투여 시점별로 분석 | 다음번에 열이 날 때 일어나는 재발을 막는다는 근거는 없었습니다. 한 번 열이 나는 동안 일어나는 재발은 연구 1건만 효과를 보고해 근거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2] |
| Cochrane 2021 | 해열제와 항경련제 등 15가지 예방법을 다룬 무작위 배정 연구 32건, 참가자 4,431명 | 해열제를 쓴 비교에서는 의미 있는 이득을 찾지 못했습니다[3] |
Cochrane 2021이 살펴본 비교 가운데 해열제를 다룬 것은 두 가지입니다.[3]
- 이부프로펜(열을 내리고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데 쓰는 성분)을 위약이나 약을 주지 않은 경우와 비교한 연구
- 디클로페낙(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쓰는 성분)과 위약을 비교한 연구. 이 연구에서는 디클로페낙이나 위약을 쓴 뒤, 이어서 이부프로펜,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 위약 가운데 하나를 썼습니다.
Rosenbloom 2013은 해열제가 열성경련의 재발을 줄이는 데 효과가 없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1]
이 자료들은 해열제가 경련 재발을 줄이지 못한 이유까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해열제의 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고만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Cochrane 2021은 보호자에게 필요한 안내도 함께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열성경련은 재발하더라도 대체로 심각하지 않다는 점을 알려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3] 재발에 관한 정보를 주고, 경련이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3]
체온이 아니라 아이의 상태를 봅니다
경련을 막으려고 해열제를 미리 먹이면,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는데도 정해진 시간마다 먹이게 됩니다.
독일 지침은 열이 난다고 해서 해열제를 늘 주지는 말라고 적고 있습니다.[6] 또 열을 약으로 내릴지는 아이가 힘들어하고 처지는 정도만 보고 정하라고 적고 있습니다.[6] 해열제는 아이의 불편을 덜어 줄 목적으로 씁니다.[4][5]
그럼 열이 날 때는 어떻게 하나
해열제는 경련을 막을 목적으로 쓰지 않지만, 아예 못 쓰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줄지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 구분 | 권하지 않는 것 | 권하는 것 |
|---|---|---|
| 목적 | 경련 예방 | 불편 완화 |
| 판단 근거 | 체온이 올랐다 | 아이가 힘들어한다 |
| 방식 | 미리 정해진 시간마다 | 필요할 때 |
생후 3개월 미만 아기가 열이 나면 지켜보지 말고, 해열제를 먹이기 전에 진료를 받으세요. 아이가 잘 놀고 물을 잘 마시면 상태를 지켜보세요. 물을 잘 마시지 못하거나 평소와 달리 처지면 진료를 받으세요.
아이가 힘들어해서 해열제를 쓴다면, 해열제 한 가지를 제품 설명서에 적힌 용량대로 정확히 먹이세요. 성분별 용량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어느 쪽을 골라야 하나요 글에 정리했습니다.
경련이 실제로 일어나면
경련이 일어났을 때 무엇을 할지 미리 알아 두는 편이 미리 약을 먹이는 것보다 도움이 됩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보호자 안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7]
- 경련이 시작된 시간과 끝난 시간을 확인합니다.
- 손이나 부드러운 물건으로 아이의 머리를 보호합니다.
-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웁니다.
- 아이를 옮기거나 붙잡아 고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 아이의 입 안에 아무것도 넣지 않습니다.
- 경련이 멈춘 뒤에 아이를 옆으로 눕힙니다. 입과 목에 숨쉬기를 방해할 만한 것이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옷을 벗기거나 찬물로 닦아 체온을 낮추려 하지 않습니다.
독일 지침은 경련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해열제를 쓰지 않는다고 적고 있습니다.[6]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로 가야 하는 경우
아이가 아직 경련 중이거나 의식이 없으면 병원에 직접 데려가지 말고 119에 신고하세요. NHS 안내도 이때는 병원에 직접 데려가지 말고 구급차를 부르라고 적고 있습니다.[7]
같은 NHS 안내는 다음 경우에 곧바로 응급 도움을 요청하라고 적고 있습니다.[7]
- 처음 일어난 경련인 경우
- 경련이 5분 넘게 이어지는 경우
- 숨쉬기를 힘들어하는 경우
- 몸의 한쪽에만 뻣뻣해지거나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 경련이 멈춘 뒤 한 시간이 넘도록 평소보다 더 처져 있는 경우
- 24시간 안에 경련이 두 번 이상 일어난 경우
같은 안내는 아이가 경련을 하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고 있습니다.[7]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위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경련도 이미 멈췄더라도 진료를 받으세요.
이 글이 다루지 않는 것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로는 아이마다 경련이 일어날 위험을 판단해 드릴 수 없습니다.
- 아이가 전에 열성경련을 한 적이 있거나 뇌와 신경에 관련된 병을 앓고 있으면 담당 의료진의 지시를 따르세요.
- 항경련제(경련이 생기지 않도록 막는 약)를 처방받아 쓰고 있다면 그 지시가 이 글보다 우선합니다.
- 독일 지침은 생후 3개월 미만 아기의 직장 체온(항문에 체온계를 넣어 잰 몸속 온도)이 38.0도 이상인 경우를 따로 다룹니다.[6] 이때는 심한 세균 감염이 있는지 의사가 자세히 진찰하도록 권합니다.[6]
- 우리나라에서는 생후 3개월 미만 아기가 열이 나면, 체온을 어느 부위에서 쟀든 해열제를 먹이기 전에 진료를 받으세요. 체온이 높지 않더라도 아기가 평소와 다르면 마찬가지로 진료를 받으세요.
- 기저질환(전부터 앓고 있던 병)이 있는 아이라면 담당 의료진이 알려 준 기준을 따르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면 가까운 약국이나 소아과에 문의하세요.
#해열제#열성경련#발열
자주 묻는 질문
전에 열성경련을 한 적이 있어도 그런가요
경련을 막을 목적으로 해열제를 미리 먹이는 것은 여전히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경련이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익혀 두세요. 항경련제(경련이 생기지 않도록 막는 약)를 따로 처방받았다면 처방한 의사의 지시를 따르세요.
그럼 열이 나도 약을 안 주나요
해열제는 아이가 힘들어할 때 씁니다. 경련을 막으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불편을 덜어 주려고 씁니다. 용량은 제품 설명서를 따르고, 헷갈리면 약사나 의료진에게 확인하세요.
경련이 나면 약을 입에 넣어야 하나요
약을 입에 넣지 마세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보호자 안내는 경련 중인 아이의 입에 아무것도 넣지 말라고 적고 있습니다. 다만 경련 중에 쓰도록 처방받은 약이 있다면, 그 약은 처방한 의사가 알려 준 방법대로 쓰세요.
참고 자료
- [1]Rosenbloom E, et al. Do antipyretics prevent the recurrence of febrile seizures in children?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and meta-analysis. Eur J Paediatr Neurol. 2013;17(6):585-8 (2026-08-23 확인)
- [2]Hashimoto R, et al. Use of antipyretics for preventing febrile seizure recurrence in childre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ur J Pediatr. 2021;180(4):987-997 (2026-08-23 확인)
- [3]Offringa M, et al. Prophylactic drug management for febrile seizures in children.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1;6(6):CD003031 (2026-08-23 확인)
- [4]Chiappini E, et al. 2016 Update of the Italian Pediatric Society Guidelines for Management of Fever in Children. J Pediatr. 2017;180:177-183 (Europe PMC 초록) (2026-08-23 확인)
- [5]Sullivan JE, Farrar HC. Fever and Antipyretic Use in Children. Pediatrics. 2011;127(3):580-587 (Europe PMC 초록) (2026-08-23 확인)
- [6]Niehues T, et al. Clinical Practice Guideline: The Outpatient Management of Fever in Children and Adolescents. Dtsch Arztebl Int. 2026;123:226-230 (2026-08-22 확인)
- [7]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보호자 안내 Febrile seizures (2026-08-23 확인)
글쓴이
강재현 약사
평택 열린온누리약국 약사. 약국에서 11년째 아이와 부모의 복약을 돌봐 왔습니다. 대한약사회·경기도약사회 대의원, 평택시약사회 총무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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